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내뇌에쉼표

[BOOK] 떠다니는 삶을 걷는 이의 너무나 주관적인 기록 ▚ 유목민 호텔

세스 노터봄 <유목민 호텔 : 시간과 공간에서의 여행>
출판사 뮤진트리 / 발행일 2019년 11월 11일 / 380쪽, 377g

 

"나는 지금도 여전히 나의 호텔을 짓는다. 내 머릿속에만 존재하는 상상의 건물을. 가까이 또 머나먼 곳."

지인의 강추에 힘입어(?) 도서관에서 냉큼 모셔왔는데 책 상태가 매우 양호. 최근에 새로 구입한 건지 여부는 일단 모르겠다.

개인적으로 요새 활자가 눈에 잘 안 들어와가가 책이랑 친해지려고 소설이랑 에세이 위주로 보고 있는 시기. 그래서 이 책도 에세이니까 처음엔 아 금방 읽겠거니~싶었는데 엄청난 오판이었음. 연장 일주일까지 더해 거의 3주 꽉 채워 겨우 읽고 반납함. 아 연체는 하지 않았답니다?ㅎㅎ읽기 힘든 문체가 아니고 내가 단어 하나하나에, 한문단마다 내 생각이 자꾸 새치기를 하는 바람에 속도가 나지 않았던 것뿐. 

작가(Sebastian Noteboom)는 굉장히 여러 나라를 다양한 시간대에 꽤 독특한 사람들을 만난 이야기를 풀어놓는다. 아 주로 유럽과 중동, 아프리카 위주라 여행지라는 공간으로서의 거리감 때문에 읽는 속도가 안났던 게 아니었나 싶기도 하네. 모르는 동네(국가)가 계속 나와서 자꾸 핸퐁으로 지도도 검색해 보느라 시간이 아주 그냥 막 그냥 휙휙 ㅎㅎ

여행 혹은 출장이라는 목적에 부합하는 '유목적 삶'을 제목에 투영시켜 아예 여행지라는 공간을 '호텔'로 광범위하게 치환해버린다. 헉 지금 찾아보니 1933년생 작가분; 노벨문학상 후보에 꾸준히 이름이 올라가는 네덜란드 대표 작가라고 함. 시인이면서 소설가이자 저널리스트이고 문학평론 일도 했고 9권의 소설과 여행 에세이 등을 썼다고 함. 다작러시군요. 

아 맞다 첫 챕터부터 꽤나 능청스러우면서도 너무도 현학적인 문체가 이어지는 데다가 페이지마다 주석도 엄청나게 달리고 익숙치 않은 용어들이 종종 나와서 그거 찾아보느라고 시간이 더 지체되기도.ㅎㅎ 

작가의 유려한 문체 덕분에 초반엔 머리를 싸매고 읽다가 후반엔 쓱쓱 읽어내리는 모드로 전환. 덕분에 3주 동안이나 이 책을 잡고 있었으니 고급언어(?)를 구사하지만 가끔 엉뚱한 일을 만들어 여행의 목적을 뒤집어버리는 취미를 소유한 수다스런 할아버지와 사막과 유럽 도시들을 돌아다닌 기분이었습니다.

자 저도 떠다니고 있습니다. 특히나 지금은 더더더 두둥실. 삶은 늘 어딘가를 향해 갔다가 돌아오는 그런 여정 아니였나요. 그나저나 좀 멀리 살짝 오래 댕겨오고 싶기도 하구만...

 
유목민 호텔
세계적인 작가 세스 노터봄은 여행을 많이 한 작가다. 1950년대에 고향 네덜란드에서 남미의 수리남까지 운항하는 장거리 선박의 선원으로 첫 장기여행을 한 이후, 여행을 멈춘 적이 없다. 세계 여러 나라를 여행하면서 체험한 경험들은 작품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쳤고, 지금까지 발표한 아홉 권의 소설과 여러 권의 여행서에 다양한 주제로 담겨 있다. 이 책 역시 그가 유럽과 중동, 아프리카와 호주에 걸친 여러 공간과 시간을 여행하며, 그곳에서 보고 느끼고
저자
세스 노터봄
출판
뮤진트리
출판일
2019.11.11